술레이만 데미렐 터키 대통령

술래이만 데미렐 총리가 1993년 5월 16일 터키의회 3차 투표에서 전체 4백50표 중 2백44표를 획득함으로써 대통령에 선출됐다. 데미렐 총리의 대통령 피선은 투르구트 외잘 전 터키 대통령이 사망한지 4주만에 이뤄진 것이었다. 술레이만 데미렐 총리는 7번이나 총리를 역임하면서 2차례 군부 쿠데타로 실각한 적이 있을 만큼 터키의 불안한 정치현실을 대변하는 상징적 인물이었다.

아나톨리아주 서부 이슬람코이에서 소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이스탄불대학에서 공학을 전공, 미국에 유학한 뒤 돌아와 정부의 도시계획 업무에 관여하는 한편, 대학 강단에도 섰던 학자 출신의 정치인이다. 군부 쿠데타로 정부가 붕괴되는 등 정국이 어수선했던 지난 1960년 보수노선의 정도당에 입당,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다. 1964년에 당수자리에 올랐으며, 그 이듬해 선거에서 승리, 41세라는 젊은 나이에 총리에 오르는 행운을 누렸다.

데미렐이 이끄는 정도당은 1971년까지 장기집권을 누리다 쿠데타를 당했다. 그러나 쿠데타 세력이 물러난 1973년에 그는 연립정부를 구성, 재집권에 성공했고 교묘한 책략으로 정적들을 압도하는 노회한 정치인으로 계속 성장해 나갔다. 그는 1970년대 말 내전상태에 이른 국내의 소요사태로 비난을 받았으며, 1980년에는 급기야 2번째의 쿠데타를 당하고 만다. 1991년 정도당을 이끌고 총선에서 승리, 또다시 총리직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