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작가 마르그리트 뒤라스.

영화 ‘연인’의 원작자로 잘 알려진 프랑스의 여류 소설가 마르그리트 뒤라스가 1996년 3월 3일 파리 자택에서 81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뒤라스는 살아 생전 “살아있는 프랑스 작가 중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대학에서 가장 많이 연구되고 있고, 가장 많은 외국어로 번역된 작가중 한 사람이다.

뒤라스는 1914년 베트남의 사이공 근처에 있는 지아디라는 곳에서 태어났다. 본명은 마르그리트 도나디외. 어린시절은 주로 메콩강 유역에서 자랐고, 그때의 추억과 상념은 뒤라스의 거의 모든 작품에 배어 있다. 뒤라스는 18세 되던 해 법학을 전공하기 위해 파리로 왔고, 문학의 길은 1939년 ‘프랑스 제국’을 발표하면서 본격화됐다. 그후 ‘철면피들’(1943) ‘지브롤터의 수병’(1952) 등을 내놓아 유명작가의 기반을 굳혔다. 그녀는 전후 작가·화자·독자의 경계를 무시한 파격적 구성으로 소설 기법의 새 영역을 개척했다.

1920년대 베트남을 배경으로 자전적 경험을 담은 ‘연인’(1984년)은 14세 프랑스 소녀와 중국인 부호 아들의 육체적 애정을 다룬 작품으로 그녀에게 프랑스 최고 권위의 공쿠르상을 안겨줬다. 이 소설은 1992년 장 자크 아노 감독이 동명의 영화로 만들어 흥행에도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