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2월 5일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김기영 영화감독 별세
- 영화감독 김기영씨.
영화감독 김기영(79)씨와 부인 김유봉(69)씨가 1998년 2월 5일 오전 3시쯤 서울 종로구 명륜동 자택에서 발생한 불로 숨졌다. 김기영 감독은 ‘최고의 스타일리스트’ 로 평가받은 한국영화계 원로였다.
그는 ‘화녀’ 를 비롯한 작품에서, 인간 내면에 가라앉은 악마적 본성이나 성욕을 상징과 환상을 섞어 표현하는 독창적 영화세계를 쌓았다. 한국 영화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게 그로테스크한 영화를 만든 탓에 현역 시절엔 ‘괴짜’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1997년을 전후해 국내외에서 ‘한국의 대표적 영화작가’ 로 재조명 받으면서 생애 가장 화려한 마지막 순간들을 보냈다.
김 감독은 평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의사 출신이다. 부산 피난시절 병원 레지던트로 일할 때 극작가 오영진의 소개로 미국공보원(USIS) 문화영화 제작에 참여한 게 계기가 돼 영화에 입문했다. 1955년 반공영화 ‘주검의 상자’ 로 감독 데뷔, ‘현해탄은 알고 있다’(1961년) ‘고려장’(1963년) 등 30여 편을 연출했다.
초기엔 사회상을 드러낸 영화나 멜로드라마를 만들었지만, 대표작 ‘하녀’(1960년)를 시작으로 ‘화녀’(1970년) ‘충녀’(1971년)등 이른바 ‘여(女)시리즈’ 로 관객을 전율시키면서 주목받았다. 김 감독은 수많은 스타도 발굴했다. 1958년 ‘황혼열차’ 엔 김지미와 어린 안성기를 함께 데뷔시켰다. 최무룡, 문희, 박암, 강효실, 윤여정, 임예진 등이 그의 손을 거쳐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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